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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작품

게시물 상세
작품명 캐피탈타워
위치 대전 서구 둔산동 931번지
건축가 김정철 / (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수상년도
대지면적 지상층수 20
건축면적 3639.9 지하층수 3
건폐율 용적율
작품설명
게시물 상세
온 나라를 휩쓸고 있는 불황의 여파는 시장경제의 활성 정도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건축계에 유난히 추운 겨울을 만들고 있다. 불황과 연계 되어 규모의 대소를 가리지 않고 빈번히 이어지는 프로젝트의 연기 내지는 취소로 근간에는 한국의 건축가가 직접 설계한 대형 건축 프로젝트를 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대전에 완공된 캐피탈 타워를 만난 느낌은 프로젝트의 질의 고하를 막론하고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이 건물 또한 우리 사회의 불황과 무관하지 않다. 처음의 건축주였던 충정은행이 퇴출되어 지금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은 캐피탈타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처음에는 충정은행 본점으로 설계가 시작되었다. (주)정림건축이 이 건물의 설계를 시작한 것이 1992년이었고, 완공을 본 것이 2000년이니 설계로부터 완공까지 8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건물의 입지는 제2행정수도로 계획되었던 대전, 그 중에서도 정부 제 3청사를 마주하고 있어 현대 자본사회를 대표하는 은행의 본 점으로서는 최상을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주변의 빈 땅들이 앞으로 세월이 지나면 여러 고층건물로 채워지겠지만 제3청사로 진입하는 광장을 마주하고 있어 나름대로 인지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좀더 정확히 얘기하면 캐피탈타워는 정부 제3청사 시청대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둔산 신시가지의 주축에 면하여 있고, 남측으로 40m도로, 동서로 80m의 대로에 면하고 있어, 고층의 사무실 건물로서 손색이 없는 도시적 조건 또한 갖추고 있다. 건물의 외형은 인근에 있는 정부 제3청사의 거대한 매스와 맞서지 않으면서도 지역 경제의 거점으로서의 위용을 잃지 않고 있다. 일반적인 금융기관의 본사 건물들이 일체화된 덩어리로 단순하면서도 위압적인 이미지를 주는데 비해, 이 건물은 매스를 세 부분으로 구분하여 상층부로 갈수록 매스를 감소시키는,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파격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런 매스의 변화는 단순한 듯 하지만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확고한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에 적지 않은 몫을 차지할 것이다. 또한 건물 전체를 덮고 있는 좁고 상하로 길게 난 창과 멀리온(mullion)은 건물의 수직성을 강조하여, 실제 높이 이상의 느낌과 건물의 매스감을 상쇄시키고 날렵함을 더해주고 있다. 건물 서쪽 입면에 표현된 변화는 단조로운 입면에 장중함을 더해주고 있다. 화강석으로 덮힌 외피 속에 푸른 빛으로 부풀어 오른 유리면이 옥상의 파골라 형태와 어울려 고전적인 분위기를 느끼게도 한다. 언뜻 고딕풍의 건축물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런 입면 디자인은 거대한 건물의 입면 자체를 섬세하게 디자인함으로써 전체적인 인상은 풍부한 장식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처럼 보여, 금융기관의 본사 사옥으로서의 안정감과 함께 사람들에게 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려는 건축적인 표현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외간이 건축주가 모호해진 현 상황에서 첨단성을 지향하는 현대사회의 디자인에 대한 빠르게 앞서가는 요구에 어느 만큼 부응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의문을 가지게 된다. 2개층 높이로 오픈되어 있는 로비는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장중한 느낌을 유지하고 있다. 옅은 갈색 빛으로, 마치 백색처럼 보이는 대리석을 구조로 하고, 부분적으로 강조색으로 사용된 검은 색 대리석의 혼합이 이루어내는 팽팽한 긴장감은 이 공간이 건물 내부공간의 느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곳이며, 또한 사람들이 머무르는 장소이기보다는 사람들의 통과 동선상의 공간으로 설정된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아직 건축주가 정해지지 않았지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별다른 장식 없이 건축 자체가 공간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전부가 되고 있는 점이 또한 그러하다. 이런 점은 건축주가 확정되고, 이에 따라 건물의 용도가 구체화되며, 이 건물을 사용할 사람들이 프로그램상에 보다 정확히 배려된다면 부분적인 설계변경과 함께 작은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로비의 전면 벽을 유리로 마감하여 햇빛을 최대한 끌어들여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고, 로비의 다른 부분이 넓은 면을 활용한 간결한 디자인을 위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로비에 들어서면서 시선이 가게 되는 엘리베이터 홀 주위 공간은 면의 분할과 흑백의 대비, 조명을 활용한 색채의 대비 등으로 세심하게 디자인하고 있어, 로비 공간의 디자인상의 포인트로서 자리하고 있다.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2층까지 오픈된 공간에 마련된 아트리움은 로비에 준비되지 않는, 사람들이 머무르는 장소로서 제공되고 있다. 복잡하지 않은 나무들과 몇 개의 벤치가 놓여 있는 이 공간은 같은 층에 자리한 근린생활시설들과 어울려 일반인들에게 제공되는 공공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몇 그루의 대나무를 심어 놓은 플랜트박스와 검은 색의 돌로 만들어진 벤치는 건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잘 정돈된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건물의 외형에서 느껴지는 강한 상징성은 내부에서 모노톤의 차분한 느낌으로 가라 앉히고 있다. 이제 건축이 단순히 「사람이 살기 위한 기계」이던 시대는 지났다.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만 구성된 기계로부터 이끌어온 건축의 개념이 이제는 사람들의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때에 따라서는 과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에 앞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 시대에 이미 들어서 있다. 이런 의미에서 건축물의 내부공간 못지 않게 표피에 대한 건축디자인적 측면에서의 고려는 그 중요성을 더해가게 될 것이다. 캐피탈타워는 대형 건물에서는 보기 드물게 디테일이 풍부한 건물이다. 전체적으로 수직적인 성격을 부각시키고, 매스의 점층적인 구성이라든지. 둥글게 부풀어 오르는 유리 벽면의 도입 옥상의 파골라와, 멀리온의 연결, 페럿핏의 디테일 등이 그렇고 주 출입구 부분으로부터 벽면을 나누고 있는 석재의 컬러에서도 그러한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크지만 크게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위축되어 보이지도 않는 건물, 자신만의 당당한 풍모를 간직하고 과시할 줄 아는 건물을 만나보았다. 그러나 이 건물의 딜레마는 혼미에서 좀체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경제와 마찬가지로 누가 주인이 될 것이고, 누가 사용자가 될지, 완공이 된 지금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사용자들을 위해 마련될 새로운 프로그램에 따라 어느 정도는 새로운 공간구성과 분위기를 전제하고 있는 미완의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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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125_P0001.jpg
작품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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