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가 청주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자연환경이 수려한 산기슭 경사지에 위치하였으므로, 청주박물관의 주요 설계주제는 주변 자연환경에 순응하고 조화되는 형태의 공간구성 그리고 박물관의 전시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경사지형에서 발생되는 관람동선처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이에 위압적 규모의 단일 매스건물이 아닌 자연에 적절히 적용되는 규모의 저층 건물 여러 동을 대지의 경사에 따라 배치함으로써, 하나의 단일공간 보다는 내부와 외부의 다양한 공간의 연속적 흐름을 통해 풍부한 건축적 경험을 체험케 하는 동선체계를 강조하고자 하였다.<br><br>계단과 중정 형식의 마당을 통해 안으로 깊숙하게 유도되며 다양한 인상의 공간적,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긴 진입동선을 구성하였으며, 최상부 레벨에 설치된 주출입구로부터 시작되어 점차 아래로 진행되며 다양한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경험하도록 전시 및 관람 동선을 계획하였다. 또한 대지의 경사를 따라 전시실을 비롯한 여러 기능의 건물들을 중첩 배치하고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를 설치하였으며, 그 사이사이에 전통적 마당 개념의 중정과 외부공간을 형성하고 전시실을 이동하면서 넓은 유리벽을 통해 자연과 외부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br><br>조형적으로는 한식기와(후에 동판으로 개보수)와 콘크리트 장식에 의해 한옥 지붕의 선적인 특성을 강조하고 자연석 석축에 의해 기단의 이미지를 강조하였으며, 자연과 건물군의 적절한 조화를 위해 노출콘크리트의 외벽에 수평선을 강조하고 외벽을 자연 속으로 길게 연장함으로써 건물이 자연 속으로 자연스럽게 삽입되도록 하였다.<br><br>청주박물관은 김수근이 1980년을 전후하여 한국적 전통의 현대적 해석으로서 집중적으로 탐구하였던 전통한옥의 군집미를 대표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서, 1960년대 역시 김수근에 의해 전통적 개념을 바탕으로 건축된 부여박물관과 비교해 볼 때 전통의 해석에 대해 진일보한 그의 디자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