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는 해풍을 막아 주는 뒤쪽의 월명산을 배경으로 동쪽으로 길게 앉았다. 산 쪽으로는 뒷집이 창고형 박공지붕 측면으로 버티고 서 있으며, 양옆으로는 일제시대에 지었던 이른바 적산 가옥이 골목을 끼고 이웃해 있다. 또 북쪽으로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유치원과 주택들이 들어서 있으며 집은 인적이 드문 좁은 도로변에서 100m 정도 골목 안으로 들어와 있다. 공간적 분할은 종으로 2분할하여 집이 앉혀질 자리와 마당이 들어설 곳으로 구분하고, 집이 앉은 자리는 다시 종으로 3분할하여 실로 구분된다. 횡으로도 3분할하여 사적인 공간과 중간 영역인 중정, 그리고 공적인 공간으로 구분된다. 금동주택에서의 공간 체험은 진입에서부터 닫힘과 열림, 연결과 단절, 높고 낮음, 밝음과 어두움 등의 요소가 교차하면서 시작된다. 노출 콘크리트 벽과 슬리트(slit), 얇은 캐노피, 열주, 채광탑, 중정, 마루, 수공간, 토수구 등의 요소들이 빛, 마당, 중정에 대해 서로 간섭하고 대화하면서 다양한 공간적 표정을 연출한다. 그것은 금동 주택의 공간적 체험에 있어 골목길의 연장인 좁고 긴 진입에서부터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