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명소인 팔공산 자락에 가까이 있는 대지는 사방으로 각기 다른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늘어선 중심에 있으며 북사면임에도 불구하고 산기슭의 완경사는 일조상에 큰 지장이 없다. 북쪽으로 펼쳐지는 가좌 방면의 수려함이 동서로의 소나무 숲의 정겨움과 남쪽으로의 도덕산의 소담스러운 봉우리와 중첩된다. 모든 공간은 원형 구성의 질서에 따라 배열되며, 이 평면적인 질서는 다시 경사지라는 대지의 특성과 맞물려 3차원적 구성으로 변화한다. 경사를 따라 저층부는 자연스럽게 레벨을 달리하고, 중정을 감싸 도는 회유 복도는 각 방들을 연결하는 거리와도 같은 공간 체험을 유발하고 있어 시각은 다양하게 트이고 또 닫히고 있다.<br>이 연수원은 자연과의 공존을 주제로 하면서 또한 자연을 어떻게 추상화시켜 인간과의 교감을 일으키게 하느냐라는 점에서 그 공간적 성취도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 자연과 오히려 반대되는 현대적인 건축적 언어와 재료들을 사용하면서도 자연과의 동화라는 우리나라 전통건축 속에 깊이 내재해 왔던 공간과 장소적 의미를 극대화시키려 하고 있는데 이러한 생각은 이 건물의 옥상에서 극대화된다.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중정 공간은 이용자들의 내면세계를 보다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