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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동정] [알림]최동규((주)서인종합건축사사무소) 명예건축가님 <다른, 상징적 제스처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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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19-01-15

 

지은이 : 최동규

글쓴이 : 백승한, 이경창

출판사 : 간향미디어랩

 

<다른, 상징적 제스처들 : 서인건축 40년의 비평적 탐문>은 40주년이 된 서인건축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서인건축의 정체성, 그리고 나아가 이들의 작업을 경유하는 건축담론의 새로운 지평을 탐구한다. 저자인 최동규((주)서인종합건축사사무소) 명예건축가는 이 책의 머리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0년의 시간을 책으로 묶는 이유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다짐하는 결기를 세움에 있다. 그밖에 할 수 있는게 없기도 하고. 지나온 세월 우리에게 꽃을 피워보라고 일을 맡겨주신 많은 건축주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있어서 오롯이 40년을 건축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백승한, 이경창(와이드AR) 위원이 몇 달에 걸쳐 수차례의 답사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만들어졌다. 인터뷰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진과 도면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40주년이 된 서인건축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

 

"먼저 다음 페이지에 소개되는 ‘서인건축 40년 : 다른 상징적 제스처’를 구성하는 글의 형식에 대한 설명부터 하고자 한다. 40주년이 된 서인건축의 역사를 훑는다는 도전적인 과제를 맡게 된 필자는, 인터뷰의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딱딱한 브로슈어보다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서인건축의 정체성, 그리고 나아가 이들의 작업을 경유하는 건축담론의 새로운 지평을 탐구하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처음 개업한 1978년부터 현재까지의 연대기를 제작하기 위해, 필자는 서인건축 대표 최동규 소장과 몇 달에 걸쳐 수차례의 답사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또한 서인에 근무하였던 다른 팀원들 및 관계자와의 인터뷰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박장록 : 1978년~1990년 ; 오상열 : 1982년~1992년 ; 유영배 : 1984년~1997년 ; 조영학 : 1990년~2002년 ; 정협 : 1994년~1999년 ; 2000년~2002년 ; 김운학 : 2001년~2007년 ; 이경주 : 2003년~2010년 ; 정동조 : 2008년~현재 ; 최유철 : 2010년~현재 ; 곽선희 소망교회 원로목사). 인터뷰의 형식을 취하였지만 그 결과는 정확하게 같은 방식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각 인터뷰이의 건축 철학 그리고 서인과의 관계성을 최대한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고자 하였지만, 이는 필자의 관점과 목소리와 뒤섞인 채로 새롭게 재창조되었다. 글에서 등장하는 1인칭 주체인 ‘나’는 대체로 최동규 소장을 지칭한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서인건축에 직/간접적으로 관련하는, 필자를 포함한 이전/현재의 팀원들을 포괄하는 종류의 열린 주체성이다.

 

이러한 설정의 배경에는, 변화하는 서인건축의 정체성을 보다 유연하게 탐구하기 위한 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서인은 현재 21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건축사사무소이다. 다르게 표현할 때, 아틀리에이기보다는 규모가 꽤 있는 건축조직이다. 물론 최동규 소장의 건축적 태도와 기여가 절대적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조직’으로서의 건축회사가 가지는 건축적 의미는 특정 개인에 한정하지 않는다. 더욱이 특정한 대지에 위치한 작품들을 조합하여 만들어진 건축 책은 특정 건물의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도 아니다. 건축 책이란 설계 감각, 팀원들의 경험, 작품이 위치하는 대지의 분위기, 시공 및 감리 등의 실무적 과정에서 생성하는 개인적인 이야기 등, 무한하게 다양한 요소들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이처럼 간주관적(inter-subjective)이고 상호소통적인 과정들을 매개함에 따라, 뒤따르는 글은 서인건축을 둘러싼 지형도를 특정 개인 그리고 특정 회사에 한정하지 않는 포괄적이고 열린 탐구의 기회를 제공한다.

 

글의 부제인 ‘다른 상징적 제스처’는 이러한 지형도를 접근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다. 세 가지의 단어들 - ‘다른’, ‘상징적’, 그리고 ‘제스처’ - 이 조합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교회건축을 중점적으로 작업해온 서인의 작업에 있어서 상징성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세속적 세계에서 성속의 세계로 나아가는 문지방으로서의 교회는, 삶이라는 유한성을 사유할 수 있는 상징 공간이다. 건축은 이러한 상징성을 시각적이고 공간적으로, 혹은 ‘분위기’를 통해 표현하는 매개체이다. 예배당의 매스디자인을 통한 도시 문맥에서의 상징성의 수립과 벽체와 모자이크 등을 통한 공간적 분위기의 전달 등은 범세계적인 교회 건축의 어휘들이다. 서인건축 역시 이러한 보편화된 어휘들을 사용하며, 상징성은 기술의 발전과 사용 가능한 재료, 그리고 사회문화적 배경과 이에 대응하는 건축가의 태도 등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발현한다.

 

하지만 기독교의 전통이 상대적으로 짧은 근현대 한국의 맥락에서 설계를 지속해온 서인건축의 경우, 그 상징성은 서구의 경우와는 다른 맥락으로 다가온다. 소위 서양 교회건축을 생각하게 되면 떠올리는 어두운 실내, 모자이크(mosaic), 플라잉 버트레스(flying buttress), 포인티드 아치(pointed arch), 장미창, 뾰족한 첨탑 등이 만들어내는 숭고미(sublime beauty)는 서인건축의 스타일은 아니다. 그보다, 서인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상징성은 종교성의 기본에 좀 더 집중하며, 나아가 전통과 권위라는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유연한 종류이다. 서인건축의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신사동의 <소망교회>에서는 화려하기보다는 비교적 단순하게 처리된 박스 형태의 예배당이 특징적이다. 무수히 많은 아파트들로 둘러싸인 <분당 예수소망교회>는 백색 모더니즘을 연상시키는, 오피스를 연상시키는 매끈한 하얀 색의 건물 표면이 인상적이다. 한편 <약수교회>와 <신촌성결교회>, 그리고 <일산한소망교회> 등 최근 10여년 사이에 만들어진 작품들에서는 커튼월, 그리고 투명한 창을 통해서 주변 지역과 관계 맺으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한편 ‘제스처’라는 단어는 최동규 소장 역시 종종 사용하는 어휘이다. 건물과 사람 (행태) 사이의 유사성에 착안하여 건물을 일종의 사람 혹은 유기체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역사적으로도 끊임없이 나타나지만, 그는 이를 조금은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가 말하는 비유(metaphor)는 제 3의 대상이나 현상을 빗대어 마주하는 대상/현상을 설명하려는 수사학으로서, 분석이 보다 중요시되는 계획 단계로 가기 이전의 설계 개념을 구축하는 그만의 사고 프로세스이다. 이는 비록 주관적이고 인간 중심적 사고라는 한계를 가질 수는 있으나, 소위 건축에 있어서 ‘이즘(ism)’이나 역사적 선례에 한정하지 않은 채 유연하게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자칫 형식주의로 전락할 수 있는 비유의 방법론은 최동규 소장이 가지고 있는 실용적 태도에 의해 다른 방식으로 발현된다. 서양건축, 혹은 한국건축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괄호를 치고(bracketing) 이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둔 후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맥락에서, 그는 때로는 창의적인 조형성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실용적인 태도를 견지한 채 작품 활동을 지속한다. 건축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법원에서의 자문 활동을 지속하며 나아가 건축설계비의 수주 노하우에 대한 집필과 강의 또한 꾸준하게 해오고 있는 최동규 소장에게, 건축이란 미학적 탐구의 대상이자 동시에 실용주의에 근거하는 실천 형식이다. 건축에 있어서 상징이라는 기본적 원칙을 추구하되 이를 규율과 전통에 함몰되지 않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목소리와 몸짓을 발현하려는 시도는 당연한 것이지만 때로는 간과되는 사실이다. 개인적 느낌과 생각에 따른 판단이 가장 공공적(public)이라는 일상생활 철학자 스탠리 카벨(Stanley Cavell)의 말처럼, 나라는 불확정적 주체성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이로부터 공감대의 지점을 끌어내는 것만큼 솔직하고 강력한 것은 없을 것이다. ‘다른’ 상징적 제스처란 이런 맥락에서 도출된 필자의 접근 경로이다.

 

이 글을 접하는 독자는, 이후 등장하는 서인건축 40년의 역사를 딱딱한 연대기보다는 서인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하는 다양한 참여주체들에 의해 만들어진 공동체의 감각으로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 지금까지 (계획안 포함) 150개 정도의 교회건축과 주택, 오피스, 공공시설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수행해왔지만, 이를 딱딱한 방식으로 나열하고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1980년부터 시작하여 현재(2018년)까지, 서인건축의 변천 중 중요한 시점 및 분기점들은 빠지지 않고 짚어 내고 있다. 그리고 이를 짚어 내는 방식은 ‘작품’에 관련한 사변적이고 공식적인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이 글을 접하는 독자는 책의 어디에서부터든 읽기를 출발할 수 있다. 각 작품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정보는 같은 책 내의 다른 지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지면에서는 ‘이즘’에 한정하지 않는 상징의 다른 경로들을 한국 근현대의 지형도 속에서 탐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나아가 각 연도에는 특정 작품의 정보와 소제목이 뒤따르며, (가령 ‘유경빌딩’[1983]은 ‘가벼운 모더니즘’을 생각해볼 수 있는 서인의 작품이다), 이는 작품을 경유해서 보다 넓은 건축적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점으로 작동할 것이다."_백승한, 미술사학 박사

 

<다른, 상징적 제스처들 : 서인건축 40년의 비평적 탐문>의 목차 및 보다 상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8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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