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건축 교양의 충족이나 개념의 과잉보다 더 소중한 것을 마음에 남겨준다. 여행의 즐거움은 낯설음이 익숙함으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솟아난다. 여행은 낯설음이 익숙함으로 변해가는, 각도의 전환 같은 솟아나는 즐거움이 있다. 여행은 보는 눈을 열어주고 장소의 비밀을 열어준다.

순천은 도시이름이 정겹다. 도시풍경도 정겹다. 임진왜란 이후 역사적 유구는 많이 사라졌지만 도시와 마을속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흔적 들은 곳곳에 남아있다. 자연과 지형의 터전 위에 생활로 가꾼, 남아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은 새 것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려는 생각과 같다. 걸으면서 스쳐가는 우리의 것들 속에 소중한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다. 아름다운 것을 얘기하고 싶다.   2020 10 24   

이 관 직 / BSD건축 대표,  isaac20@hanmail.net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연구소와 이공건축에서 건축을 배우고, BSD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건축작업은 과천정보과학도서관(건축문화대상), 하비에르국제학교,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 스탠포드호텔서울, 능동로스타시티영존(서울시건축상), 공주주택(농촌건축대전 본상)등이 있다. 1999년부터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다. ‘수원화성도시풍경소묘전’, ‘마을과 도시를 잇다’, ‘건축가의 이중생활-이관직의 드로잉 유람’, ‘도시여행자의 시선-나주’등 개인전을 열였다. 저서로 ‘건축화담’, ‘풍경수첩’, ‘두도시이야기’, ‘해석과 착상’이 있다. 건축문화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적으로 2020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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